고단백질 사료가 좋을까? - 3 (장단점 및 오해)

고단백질 사료가 좋을까? - 3 (장단점 및 오해)

독아직 1, 2 편을 읽지 않으신 분은 하단 링크를 참조 해주세요.

고단백질 사료가 좋을까? - 1 (개요)
💡아래 내용은 제 트위터, 브런치 및 쓰레드에서도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트위터: twitter.com/vet_chae 브런치: brunch.co.kr/@vetchae 쓰레드: threads.net/@vet_chae 혹시 닭가슴살 좋아하시나요? 저는 흔히 말하는 퍽퍽살은 선호하지 않습니다만, 운동하는 분들은 닭가슴살을 즐겨 드시는 것 같아요. 근육의 주요 구성 성분이 단백질이기 때문에 “고단백질 음식을 먹어야
고단백질 사료가 좋을까? - 2 (단백질 요구량)
1편을 읽지 않으신 분은 하단 링크를 참조 해주세요. 고단백질 사료가 좋을까? - 1 (개요)💡아래 내용은 제 트위터, 브런치 및 쓰레드에서도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트위터: twitter.com/vet_chae 브런치: brunch.co.kr/@vetchae 쓰레드: threads.net/@vet_chae 혹시 닭가슴살 좋아하시나요? 저는 흔히 말하는 퍽퍽살은 선호하지 않습니다만, 운동하는 분들은

그렇다면 건강한 성견, 성묘의 경우 고단백 사료를 먹이는게 좋을까요?

보호자 여러분이 가장 궁금하셨던 내용일 것 같아요.

​우리 아이는 아프지도 않고 스포츠견도 아닌데, 어떤 수준의 단백질 함량을 가진 사료를 먹이는 것이 좋을까?

제 생각에 대해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기저 질환이 없는 건강한 댕냥이의 경우, AAFCO에서 권장하는 최저 단백질 섭취량보다 조금 더 높은 단백질을 제공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그 이유는 아래에서 설명 드릴게요. 

고단백 사료의 장점 1 - 근육 손실을 예방할 수 있다

1편에서 언급했듯, AAFCO에서는 성묘의 경우 최소 6.5g/100kal 의 단백질을 권장하고 있는데요. 최근 연구에서는 이보다 높은 수준의 단백질이 성묘의 근육 손실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2013년 미국의 사료회사 P사가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성묘에게 AAFCO에서 제안한 최소 단백질 함량보다 높은 7.3g/100kcal의 단백질을 함유한 사료를 급여하였는데도, 근육 손실이 발생하였어요 (5).

​이 연구 결과로 AAFCO에서 제안하는 최소 단백질 함량이, 성묘에서 근육을 유지하기 위한 충분한 단백질 함량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요.

이 연구에서는 기존의 단백질 요구량 측정 방법의 한계를 지적하며, AAFCO에서 제안하는 수치보다 1.5배 정도 더 높은 최소 9.5 g/100 kcal 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비록, 24마리의 고양이에서 진행된 작은 규모의 연구이고, 강아지에서는 비슷한 연구가 아직 없습니다만, 해당 연구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되요.

고단백 사료의 장점 2 - 비만 관리에 좋다

엄밀히 비만은 질병 상태로 분류되지만 워낙 흔하기 때문에 (미국 댕냥이의 2/3는 비만으로 추정) 여기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체내에서 에너지를 생성할 수 있는 영양소로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 있어요. 

이 중에 탄수화물과 단백질은 반려동물한테 1그램당 3.5 칼로리를 제공한다고 가정해요 (사람에서는 4 칼로리) 

​이것만 보면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체내에서 같은 양의 에너지를 생성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요.

실제로는 단백질의 경우 소화되며 에너지를 소모하는 신체 대사 및 단백질 대사를 촉진하는 특성을 가져요. 따라서 탄수화물에 비해 단백질이 생산하는 총 에너지양은 적다고 볼 수 있어요.

​간단히 말해, 같은 양의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먹었다고 해도, 단백질을 먹었을 때 몸에 흡수되는 칼로리가 더 적어요!

​또한 단백질은 생성되는 칼로리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포만감을 많이 주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식욕 조절에도 도움이 됩니다.

반려동물도 체중을 감량하기 위해서는 칼로리 섭취량을 줄이게 되는데요.

이때 근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선 필요한 단백질 함량은 유지하고 지방과 탄수화물 함량을 줄여야 합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체중 감량식의 경우, 일반적으로 고단백, 저지방, 중저탄수화물의 영양 구성​을 두고 있어요.

예시로 보호자분들이 다이어트 사료로 많이 선택하는 로얄캐닌 체중 감량 처방식의 단백질 함량을 아래에 첨부하였는데요, 모든 제품이 10 g/100 kcal (= 100 g/1,000 kcal) 이상의 고단백 사료입니다. (2 편에서 강아지 기준 7 g/100 kcal 이상이면 고단백이라고 말씀 드렸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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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캐닌 체중감량 처방식 (Satiety)

고단백 사료의 단점 - 공격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공격성이 있거나 불안장애가 있는 강아지에게는 고단백 식단이 권장되지 않는데요, 그 이유를 함께 알아볼까요?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로토닌" ​많이 들어보셨죠? 강아지의 경우 체내 세로토닌 수치가 낮으면 공격성이 증가할 수 있어요.

이 세로토닌은 트립토판이라는 아미노산이 체내에서 대사되어 생기는 물질이에요.

그런데 트립토판은 단백질 내에서 다른 아미노산보다 상대적 함량이 미미해요. 그리고 뇌에서 흡수되기 위해서는 다른 아미노산과 경쟁해야 하는 특성이 있어요. 그래서 고단백 음식을 먹으면 뇌에 트립토판이 거의 못 간답니다 (6).

반면에 고탄수화물 식단은 뇌의 트립토판 함량을 증가 시킬 수 있어요. 고탄수화물 식단이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켜 근육에서의 다른 아미노산 활용을 증진 시키거든요.

결과적으로 다른 아미노산들이 근육에서 활용되는 사이에, 뇌에서는 트립토판과 경쟁하는 아미노산들이 줄어들어, 뇌에서 트립토판이 더 많이 흡수되게 됩니다 (7).

실제로 강아지에서 실험을 해보니 저단백 사료 먹은 댕댕이들은 공격성이 낮았고, 고단백 사료 먹은 댕댕이들은 공격성이 높았어요 (7).

하지만 저단백 사료가 자연적으로 고탄수화물 사료가 되었기에, 저단백 때문에 그런 것인지 아니면 고탄수화물 때문에 그런 것인지, 인과 관계가 명확하지 않은 연구의 한계점은 있어요.

다만, 이미 공격성이 높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호자분들께는 굳이 고단백사료를 권하지 않는 편이에요.

참고로 트립토판은 공격성 완화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에 취약하거나 쉽게 불안해 하는 (ex. 분리불안장애) 댕냥이한테 영양제로도 자주 쓰이는 성분이에요.

고단백 사료에 대한 오해

고단백 사료에 대해서 보호자가 흔히하는 오해 하나만 짚고 넘어가고 싶어요. 많은 보호자들이 고단백 사료를 먹이면 신장병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오해 하시는 것 같아요.

신장병이 있을 때 단백질을 어느 정도 제한해야 하는건 맞지만, 고단백 사료가 신장병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는 아직 없답니다.

그리고 앞에서 언급 했듯이 시니어 댕냥이들은 오히려 요구 단백 함량이 올라가기 때문에 건강하다면 고단백 사료를 먹이는 것이 좋답니다.

아래 표는 힐스에서 만든 g/d 라는 노령견 처방식의 단백 함량을 보여주고 있어요. 건사료 단백 함량 4.8 g/100 kcal, 캔사료 단백 함량 4.9 g/100 kcal 부분 보이시나요?

2 편에서 언급했던 단백질표 기준으로 살펴보면 이는 저단백질 사료에 해당 되어요. 

비록 시니어용으로 나왔지만, 저단백이라 건강한 시니어한테는 추천하지 않는답니다. 흥미롭지 않나요?

다만 대부분의 노령 질환 (신장 질환, 또는 복합 질환) 에서 추천 되는, 쓰임새가 좋은 처방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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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스 시니어 처방식 (g/d)

총정리

“고단백질 사료가 좋을까?” 라는 주제로, 여러 부분들을 살펴 보았어요.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해서 말씀 드리면, 

  • 나이, 활동량, 기저 질환 여부에 따라 권장되는 사료 내 단백질 함량이 다르다.
  • 건강하고 날씬한 댕냥이라면, AAFCO 최저 단백 기준치보다 조금 더 높은 단백질 함량을 지닌 사료를 주는 것이 좋다 (고단백 까지는 아니여도). 
  • 비만 댕냥이라면 고단백 사료를 주는 것이 좋다.
  • 공격성이 높거나 스트레스에 취약한 댕냥이의 경우 고단백사료는 권장되지 않는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영양학 전문 수의사 벳최의 단백질 이야기, 흥미로우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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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Laflamme DP, Dorothy P. Laflamme, Hannah SS. Discrepancy between use of lean body mass or nitrogen balance to determine protein requirements for adult cats. J Feline Med Surg. 2013 Jan 29;15(8):691–7.

6. Ephraim E, Cochrane CY, Jewell D. Varying Protein Levels Influence Metabolomics and the Gut Microbiome in Healthy Adult Dogs. Toxins. 2020 Aug 12;12(8):517.

7. Tynes VV, Landsberg GM. Nutritional Management of Behavior and Brain Disorders in Dogs and Cats. Vet Clin N Am-Small Anim Pract. 2021;51(3):711–27.

Michael Chae

안녕하세요. 저는 미국 수의사 마이클이라고 합니다! 미국에서 수의 영양학 전문의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영양 컨설팅을 원하시면 info@vetchae.com 으로 연락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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