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말고 만들어 먹여도 될까?

사료말고 만들어 먹여도 될까?
Photo by Kabo / Unsplash
필자는 미국 대학 병원에서 수의 영양학 전문의 과정 중에 있으며, 본 블로그는 영양학 내용만을 전문적으로 다룹니다. 본 내용에 대한 "비"영양학적인 문의 사항이 있으시면, 가까이 있는 동물 병원을 내원해주시기 바랍니다.

좋아하는 요리를 만들고 있는데 댕냥이가 발밑에 앉아 애교 섞인 눈빛으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다. 반려동물을 위해 요리를 해주면 얘네도 좋아할 거라는 걸 알지만, 건사료와 캔 대신 칼과 프라이팬을 들어도 될까?

반려동물을 위한 요리는 매력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집에서 만든 식단이 시중 사료보다 더 낫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는 아직 없다. 건강상의 이유로 집에서 만든 밥을 먹여야 하는 반려동물은 거의 없으며, 오히려 부적절하게 준비된 집밥은 특히 성장 중인 새끼 고양이나 강아지의 건강에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다.

반려동물을 위한 요리는 사람을 위한 요리만큼 간단하지 않다. 연구에 따르면 반려동물 주인이 반려동물을 위해 직접 만들거나 잡지, 책, 인터넷에서 얻은 대부분의 레시피에는 필수 영양소가 하나 이상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영양소 부족이 오랫 동안 (몇 주 또는 몇 년) 눈에 띄지 않을 수 있으며, 반려동물이 심각한 상태에 빠질 때까지 증상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수의 영양학 레지던트로서, 영양소 부족으로 뼈가 부러지고 발작을 일으켜 병원 응급실에 실려 온 강아지, 타우린 결핍으로 심각한 심장병과 실명에 걸린 고양이 등 안타까운 사연을 대학병원에서 종종 보게 된다. 가끔 만들어 먹이는 특식은 건강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낮지만, 반려동물이 매일 먹게 될 식단을 구성할 때는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슈퍼 사이즈 미' 라는 다큐멘터리에도 나오듯이, 가끔 먹는 맥도날드 햄버거는 괜찮을 수 있지만 1달 내내 빅맥만 먹으면 문제가 생길 수 있지 않은가 (물론 집에서 해먹이는 밥이 빅맥처럼 정크푸드라고 얘기할려는건 아니다). 마찬가지로 매일, 평생 먹이는 밥을 만들 때는 영양학적으로 완전하고 균형잡힌 식단 (nutritionally complete and balanced) 이 너무 중요하고,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가정식을 만들 때 보충제가 아닌, 음식에서 모든 영양소를 얻는 방식이 매력적으로 들리겠지만, 종합 비타민제를 추가하지 않고 반려동물의 모든 영양소 요구량을 충족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반려동물 식단에 보충제를 추가하는 것은 생각하는 것만큼 간단하지 않다.

반려동물용으로 시판되는 대부분의 비타민/미네랄 보충제는 가정식의 영양소를 반려동물의 요구량을 충족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리기에 충분하지 않으므로 (이미 보호자가 영양학적으로 균형잡힌 사료를 먹일 것이라고 가정하기 때문에 함량이 미미하다), 모든 필수 영양소의 함량을 맞출려면 일반적으로 가정식 전용 동물용 보충제 또는 몇 개의 사람용 보충제(대체로 6~8가지 정도)를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

반려동물을 위한 요리를 만들고자 하는 경우, 반려동물의 식단이 모든 영양 요구 사항을 충족하는지 확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수의 영양학 전문의에게 레시피를 받는 것이다.  이들은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반려동물에게 필요한 영양을 공급할 수 있는 식단을 만들기 위해 적절한 재료와 보충제를 조합한다. 반려동물에게 건강 문제가 있는 경우, 수의 영양학 전문의에게 도움을 받는 것은 더욱더 중요해진다.

고기를 다른 고기로 바꾸는 등 재료를 바꾸면 (영어로 diet drift 라고 한다) 식단이 제공하는 영양소와 칼로리가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좋은 레시피를 얻으면 이를 정확히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생각보다 이 diet drift 가 흔하다. 한 수의대학교에서 최근 몇 년 동안 가정식 레시피를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0%의 반려동물 보호자가 레시피를 변경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반려동물 보호자의 80% 이상이 영양학 전문의와 상의 없이 레시피를 약간 또는 크게 변경했으며, 이러한 변경 중 상당수는 식단에 영양소가 부족하거나 과잉 공급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다.

요약하자면, 집밥은 반려동물을 위한 건강한 식단 옵션이 될 수 있지만,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특히 수의 영양학 전문의랑 상담하지 않는 이상 성장 중인 새끼 고양이나 강아지,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인 동물에게 절대 먹여서는 안 된다. 반려동물의 건강한 집밥을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영양학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다.

Michael Chae

안녕하세요. 저는 캘리포니아 살고 있는 마이클이라고 합니다! 미국에서 수의 영양학 전문의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문의 사항이 있으시면 info@vetchae.com 으로 이메일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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