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슴 사료 안에 사슴 고기가 없다고?!
1줄 요약: 식이 알레르기가 의심되는 아이는 피부 처방식을 먹여주세요!
안녕하세요 미국 수의사 벳최입니다.
오늘은 사료 내 원료에 대해 얘기해 보려고 해요.
영양학 전문 수의사로 일하면서 보호자분들이 가장 자주 상담을 요청하시는 사유 중 하나가 바로 식이 알레르기예요.
개나 고양이가 식이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경우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통계는 없어요. 다만 가려워하는 강아지의 9 ~ 40%는 식이 알레르기에 의한 것으로 추정 된답니다 (1).
적으면 10마리 중 1마리, 많으면 4마리까지 식이 알레르기에 의한 것이니까 적지 않죠?
식이 알레르기를 확진하는 유일한 방법은 식단을 바꿔 보는거에요.
이 때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주된 원인은 식이성 단백질이어서, 단백질에 초점을 맞춰요.
먼저 반려동물이 먹는 모든 식이의 단백질 성분을 파악한 다음, 그 단백질들이 없는 사료로 바꿔서 8주 정도 먹여보는 거죠.
증상이 없어지면 다시 전 식단이나 특정 단백질을 먹여서 증상이 재발하는지 확인해요.
그렇다면 우리 아이가 식이 알레르기가 의심될 때, 사료 내 단백질원이 뭔지 확인 해보는게 너무 중요하겠죠?
근데 놀랍게도 여러 연구에 의하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반려동물이 원치 않는 단백질원을 섭취하고 있을 수도 있대요 (2,3). 이 논문들에 의하면 원료로 기재되지 않은 성분들이 사료 내에서 검출 되었어요.
원료 혼입이 일어나는 경로로 2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제조 과정에서 실수로 섞여 들어가는거에요.
하루에도 같은 공장, 같은 설비에서 여러 제품을 만들다 보니 이전 제품의 잔여물이 남게 되는 거죠. 매번 깨끗이 세척하긴 힘들거든요.
처방식을 만드는 큰 사료 회사에선 이런 교차 오염을 줄이기 위해 별도의 세척 공정을 거쳐요. 그래서 처방사료가 더 비싼 거고요.
또 다른 경로는 제조사나 원료 공급업체가 의도적으로 원료를 바꾸는 거예요.
예를 들어 닭고기 대신 가금류 (닭과 칠면조가 혼합) 를 쓴다거나 소고기 대신 돼지고기나 양고기 같은 걸 섞어넣는 거죠. 이 연구 결과를 보면 표기된 것과 다른 단백질 성분이 검출된 사료들이 꽤 있었어요.
그 중에서도 가장 놀라운 것은 사슴고기 사료에서 사슴고기가 전혀 검출되지 않았던 거에요. 기재가 되지 않은 원료가 검출되는 경우야 의도치 않은 혼입에 의한 것이라고 쳐도, 사슴고기 사료의 경우 의도적으로 안 넣었으리라고 의심할 수 밖에 없어요.
이 연구는 원료 혼입이 의도적이든 아니든 간에 사료 공급망의 품질 관리에 잠재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음을 보여줬어요.
수의사가 식이 알레르기를 의심할 때 피부 처방식 사료를 권하는 이유는 이런 사유 때문이랍니다.
일반 사료랑 비교 했을 때 처방식의 경우 원료의 정확성에 대해 더 높은 믿음이 있거든요.
실제로 일반 사료랑 처방식의 원료 혼입 정도를 비교 했더니 일반 사료가 훨씬 심했답니다 (3).
제가 쓴 글을 가장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는 방법이에요 :)